계약이 누구의 잘못도 없이 이행 불능이 됐을 때 — 이미 준 것은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본 글은 대법원 판례속보(대법원 2026. 3. 12. 선고 중요판결 요지, 사건번호 2024다205170)를 바탕으로 정리한 판례 평석입니다.

계약을 맺고 계약금이나 일부 대금을 이미 치렀는데, 어느 쪽의 잘못도 아닌 사정으로 계약을 더 이상 이행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양쪽 다 잘못이 없으니, 이미 낸 돈은 그냥 손해로 감수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대법원은 그렇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당사자 사이의 협약이 쌍방의 귀책사유 없이 이행불능이 되었는지가 문제된 사건에서,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첫째,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쌍방의 귀책사유 없이 채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된 경우, 이미 이행한 급부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적극). 누구의 잘못도 없이 계약이 이행 불능이 되었다면, 이미 건넨 급부는 부당이득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다만 그 전제인 ‘이행불능’은 함부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사회통념상 이행불능이라고 보기 위해서는 이행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객관적 사정이 충분히 인정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적극). 단순히 이행이 어려워졌거나 손해가 커졌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객관적으로 더 이상 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사정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실무에서 무엇을 의미하는가

계약이 중도에 무산되었을 때, 실무에서는 세 가지를 함께 따져야 합니다. 먼저 정말로 ‘이행불능’에 해당하는지입니다. 이행이 단지 불리해진 것과, 객관적으로 실현을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은 다릅니다. 둘째, 그 이행불능에 누구의 귀책사유가 있는지입니다. 쌍방 모두 책임이 없는 경우에 이 법리가 적용됩니다. 셋째, 이미 이행한 급부의 반환 범위입니다. 계약금·중도금 등 이미 건넨 것을 부당이득으로 돌려받되, 위약금·위약벌 약정이 있다면 그 효력은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요컨대 “양쪽 다 잘못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고 단념하기 전에, 이미 치른 돈의 반환 가능성을 법리에 따라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 절차는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할 때 — 대여금 채권 추심의 전 과정채권 가압류 — 신청부터 효력 발생까지 가이드에서 함께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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