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을 취소할 수 있을 때 — 착오·사기·강박

잘못 알고 서명했거나, 속아서 도장을 찍었거나, 압박에 못 이겨 계약했다면 "없던 일로 되돌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법은 일정한 경우에 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다만 아무 때나, 무조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을 정리합니다.

무효와 취소는 다르다

먼저 무효취소를 구별해야 합니다. 무효는 법률행위가 처음부터 아무런 효력이 없는 것입니다(예: 반사회질서 행위, 불공정한 법률행위). 반면 취소는 일단 유효하게 성립한 법률행위를 취소권자가 취소함으로써 비로소 처음으로 소급하여 효력을 잃게 하는 것입니다(민법 제141조).

즉 무효는 누구의 주장이 없어도 효력이 없지만, 취소는 취소권자가 취소의 의사표시를 해야 효력이 사라집니다. 가만히 있으면 그 계약은 유효한 채로 남습니다.

취소할 수 있는 경우

법이 정한 대표적인 취소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착오로 인한 취소 (제109조)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어야 하고,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이 없어야 합니다(제109조 제1항). 사소한 착오나, 조금만 주의했으면 피할 수 있었던 중대한 과실로 인한 착오는 원칙적으로 취소가 어렵습니다.

단순한 동기의 착오(왜 계약했는가에 관한 착오)는 원칙적으로 취소가 어렵지만, 그 동기가 상대방에게 표시되어 법률행위의 내용이 된 경우 등에는 취소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또한 상대방이 착오를 알면서 이용하거나 유발한 경우에는 표의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더라도 취소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착오 취소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합니다(제109조 제2항).

사기·강박으로 인한 취소 (제110조)

상대방의 기망(속임)으로 착오에 빠져 한 의사표시는 사기를 이유로, 해악의 고지로 인한 공포 때문에 한 의사표시는 강박을 이유로 취소할 수 있습니다(제110조 제1항).

주의할 점은 제3자가 사기·강박을 한 경우입니다. 이때는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만 취소할 수 있습니다(제110조 제2항). 그리고 사기·강박에 의한 취소 역시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합니다(제110조 제3항).

취소의 효과와 기간

취소하면 그 법률행위는 처음부터 무효였던 것으로 됩니다(제141조). 그에 따라 이미 주고받은 것이 있으면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합니다.

가장 놓치기 쉬운 것이 기간입니다.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합니다(제146조). 이 기간은 제척기간이어서, 그 안에 취소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더 이상 취소할 수 없습니다. "언젠가 되돌리면 되겠지" 하고 미루다 기간을 넘기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무엇을 챙겨야 하나

취소를 다투려면 착오·기망·강박이 있었다는 사실과, 그것이 계약의 중요 부분에 관한 것이었음을 보여 주는 자료(대화·문자·녹취, 광고나 설명 내용, 정황)를 모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시에 제척기간이 지나지 않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또 취소로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선의의 제3자가 개입했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실관계와 기간, 제3자 관계를 함께 따져 취소가 실효적인 수단인지부터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받는 질문

무효와 취소는 어떻게 다른가요?

무효는 법률행위가 처음부터 아무런 효력이 없는 것이고, 취소는 일단 유효하게 성립한 법률행위를 취소권자가 취소하면 비로소 처음으로 소급하여 효력을 잃는 것입니다(민법 제141조). 즉 무효는 누구의 주장 없이도 효력이 없는 반면, 취소는 취소권자가 취소해야 효력이 사라집니다.

잘못 알고 계약하면 무조건 취소할 수 있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려면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어야 하고, 표의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어야 합니다(민법 제109조). 단순한 동기의 착오는 원칙적으로 취소가 어렵지만, 그 동기가 표시되어 법률행위의 내용이 된 경우 등에는 취소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속아서 한 계약은 언제까지 취소할 수 있나요?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합니다(민법 제146조). 이 기간은 제척기간으로, 그 안에 취소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더 이상 취소할 수 없게 되므로 기간 관리가 중요합니다.

내가 취소하면 그 물건을 산 제3자는 어떻게 되나요?

착오나 사기·강박을 이유로 한 취소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합니다(민법 제109조 제2항, 제110조 제3항). 즉 그 사정을 모르고 거래한 제3자에게는 취소의 효과를 주장할 수 없으므로, 취소로 모든 것을 원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 취소 — 사유가 되는지, 기간이 남았는지부터 가려야 합니다

잘못 알고·속아서·강요로 한 계약이라면,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지와 제척기간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사실관계와 증거를 함께 짚어 드립니다. 사무장 없이 변호사가 직접 상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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