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받으면 돌아가신 분의 세금까지 떠안을까 — 납세의무 승계의 '한도'
상속 상담에서 빠지지 않는 걱정이 있습니다. "재산을 물려받으면 돌아가신 분이 내지 못한 세금까지 제가 다 떠안는 건가요?" 결론부터 말하면,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세금(국세)도 물려받지만 '상속으로 받은 재산'을 한도로만 책임집니다. 받은 것 이상을 내 돈으로 물어내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그 '한도'를 어떻게 계산하는지, 특히 공동상속에서 한 가지 쟁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먼저 — 상속인은 세금도 '한도 내에서' 승계한다
상속이 개시되면 상속인은 재산만이 아니라 피상속인의 납세의무도 승계합니다. 다만 무한정이 아닙니다. 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은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국세 등을 '상속으로 받은 재산'을 한도로 납부할 의무를 진다고 정합니다. 한정승인과 비슷한 발상으로, 물려받은 재산을 넘는 세금까지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 부담시키지는 않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상속으로 받은 재산'은 어떻게 계산할까요.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11조 제1항은 상속받은 자산총액에서 ① 상속받은 부채총액과 ② '상속으로 인하여 부과되거나 납부할 상속세'를 공제하여 계산하도록 정합니다.
어떤 사건이었나
피상속인이 사망하자 원고는 다른 상속인 A와 함께 공동으로 상속했고, 원고는 자신의 몫과 A의 몫 상속세를 모두 납부했습니다. 그런데 피상속인이 생전에 부동산을 양도한 것과 관련해 과세관청이 원고와 A를 연대납세의무자로 지정하여 양도소득세를 부과했습니다. 원고는 "내가 승계하는 납세의무의 한도인 '상속으로 받은 재산'을 계산할 때, 내 몫 상속세뿐 아니라 내가 실제로 대신 낸 A 몫 상속세까지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먼저, 공동상속인의 연대납부 한도를 정한 국세기본법 제24조 제3항의 '상속으로 받은 재산'도 제1항과 마찬가지로 시행령 제11조 제1항의 계산방식(자산총액 − 부채총액 − 상속세)을 따른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공동상속에서는 그 계산의 전제가 되는 '상속받은 자산총액'과 '상속받은 부채총액'이 모두 공동상속인 각자의 고유한 몫입니다.
이 전제에서 대법원은, 공제되는 '상속으로 인하여 부과되거나 납부할 상속세' 역시 공동상속인 각자가 납부하였거나 납부하여야 할 '고유의 상속세'만을 의미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다른 공동상속인 고유의 상속세는, 설령 그 상속세에 대해 연대납부의무를 지거나 이를 실제로 대신 납부했더라도, 내 승계 한도를 계산할 때 공제되는 항목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결국 원고가 대신 낸 A 몫 상속세는 원고의 한도 계산에서 빼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무엇을 의미하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상속을 받더라도 피상속인의 세금은 '물려받은 재산'을 한도로만 따라온다는 점입니다. 돌아가신 분의 체납 세금이 걱정될 때, 무작정 두려워하기보다 상속재산의 규모와 비교해 따져 볼 일입니다.
다만 이번 판결은 그 한도 계산에서 한 가지 함정을 보여 줍니다. 공동상속에서 다른 상속인 몫의 상속세를 대신 내더라도, 그것이 내 납세의무 승계 한도를 늘려 주지는 않습니다. 공동상속인 사이에 누가 무엇을 부담할지, 대신 낸 돈은 어떻게 정산할지를 처음부터 분명히 해 두어야 뒤탈이 없습니다.
나아가 피상속인에게 체납 세금이나 채무가 많은 상속이라면, 이 '한도' 구조는 한정승인·상속포기 여부를 판단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다만 한도 계산은 자산·부채·상속세 산정에 따라 복잡해질 수 있고, 한정승인·상속포기에는 시한(상속 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이 있으므로 사안별로 빠르게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받는 질문
상속받으면 돌아가신 분의 세금까지 다 물어야 하나요?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국세 납세의무도 승계하지만, '상속으로 받은 재산'을 한도로 합니다(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 즉 물려받은 재산의 범위를 넘는 세금까지 상속인 자신의 고유재산으로 부담하지는 않습니다.
'상속으로 받은 재산'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상속받은 자산총액에서 상속받은 부채총액과 '상속으로 인하여 부과되거나 납부할 상속세'를 공제하여 계산합니다(국세기본법 시행령 제11조 제1항). 이 계산방식은 공동상속인의 연대납부 한도(국세기본법 제24조 제3항)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공동상속인데, 다른 상속인 몫 상속세까지 제가 냈습니다. 제 한도에서 공제되나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한도 계산에서 공제되는 '상속으로 인하여 부과되거나 납부할 상속세'는 공동상속인 각자가 납부하였거나 납부하여야 할 '고유의 상속세'만을 의미하고, 다른 공동상속인 고유의 상속세는 설령 연대납부의무로 부담하거나 실제로 대신 납부하였더라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5두35912).
돌아가신 분에게 체납 세금·빚이 많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상속재산과 채무·세금의 규모를 비교하여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를 검토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납세의무는 '상속으로 받은 재산'을 한도로 승계되지만, 절차와 시한(상속 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을 놓치면 불리해질 수 있으므로 초기에 검토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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