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과 공갈 — 겁을 준 것과 돈을 뜯어낸 것의 경계
거친 말이 오가고 "가만 안 두겠다"는 으름장이 나왔을 때, 그것이 협박에 그치는지 아니면 그 협박으로 무언가를 받아 내 공갈로 나아갔는지에 따라 법적 무게가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말로 시작해도 '재산을 취득했는가'가 두 죄의 경계를 가릅니다. 핵심을 정리합니다.
협박과 공갈은 무엇이 다른가
협박죄는 사람에게 해악을 고지하여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 자체를 처벌합니다(형법 제283조). 상대나 그와 밀접한 사람의 생명·신체·재산·명예 등에 해를 가하겠다는 뜻을 알리는 행위가 이에 해당합니다. 재산을 받아 낼 목적이 없어도, 겁을 주는 것만으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공갈죄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협박(또는 폭행)을 수단으로 삼아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를 처벌합니다(형법 제350조). 즉 공갈은 본질적으로 재산범죄입니다. 겁을 주어 돈을 건네받거나, 빚을 면제받거나, 합의금 명목으로 이익을 얻으면 협박을 넘어 공갈이 문제 됩니다.
정리하면, 겁을 준 데서 멈추면 협박, 그 겁으로 재산이나 이익이 오가면 공갈입니다. 그래서 하나의 사건이라도 어디까지 나아갔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죄가 달라집니다.
법정형은 어떻게 다른가
법정형의 차이가 상당합니다.
| 구분 | 조문 | 법정형 |
|---|---|---|
| 협박죄 | 형법 제283조 제1항 | 3년 이하 징역, 500만원 이하 벌금, 구류 또는 과료 |
| 공갈죄 | 형법 제350조 | 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
| 특수협박 | 형법 제284조 | 7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
| 특수공갈 | 형법 제350조의2 |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
공갈죄는 재산범죄인 만큼 협박죄보다 법정형이 훨씬 무겁고, 미수범도 처벌됩니다(형법 제352조). 같은 말로 시작한 사건이라도 '재산을 취득했는가'가 처벌의 폭을 크게 바꿉니다.
가장 큰 차이 — 합의(반의사불벌)의 효과
실무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차이는 반의사불벌죄인지입니다.
협박 — 반의사불벌죄
단순 협박죄와 존속협박죄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백히 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이미 기소된 뒤라면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합니다(형법 제283조 제3항). 따라서 단순 협박 사건에서는 피해자와의 합의(처벌불원)가 사건을 끝내는 결정적 요소가 됩니다.
공갈 —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
반면 공갈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공소가 좌우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피해 회복과 합의는 양형에서 매우 중요한 유리한 사정으로 작용합니다. 즉 공갈에서 합의는 '사건 종결' 자체보다 '형을 가볍게 하는' 방향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는 등의 특수협박 역시 반의사불벌이 적용되지 않아, 합의만으로 사건이 끝나지 않습니다.
정당한 권리행사와의 경계 — 받을 돈이 있어도
협박·공갈에서 자주 문제 되는 지점이 "받을 돈이 있는데 독촉한 것뿐"이라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판례는, 정당한 권리가 있더라도 그 권리를 실행하는 수단과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으면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봅니다. 빌려준 돈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면책되는 것이 아니라, 해악을 고지해 겁을 주어 변제받는 방식 자체가 문제 되는 것입니다.
채권이 있다면 내용증명, 지급명령, 민사소송 같은 법이 정한 절차로 실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안 갚으면 직장·가족에게 알리겠다", "사람을 보내겠다"는 식의 압박은 정당한 권리행사의 외형을 갖추었더라도 협박이나 공갈로 평가될 위험이 큽니다.
실무에서 무엇을 챙겨야 하나
피해를 입은 입장이라면, 해악의 고지가 담긴 자료(문자·메신저·녹음·통화 내역)와 그로 인해 무엇을 건네거나 잃었는지를 보여 주는 정황을 초기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협박에 그치는지 공갈까지 이르는지에 따라 사건의 성격과 무게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혐의를 받는 입장이라면, 먼저 사안이 협박인지 공갈인지, 특수 유형에 해당하는지를 가려야 합니다. 단순 협박이라면 반의사불벌의 특성상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합의가 사건 종결에 직접 닿습니다. 공갈이라면 합의가 양형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받은 이익의 반환과 피해 회복을 어떻게 보여 줄지가 관건입니다. 다만 무리한 접촉은 2차 분쟁으로 번질 수 있으므로, 합의의 시점과 방식은 신중히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받는 질문
협박과 공갈은 어떻게 다른가요?
협박죄는 사람에게 해악을 고지하여 겁을 주는 것 자체를 처벌합니다(형법 제283조). 공갈죄는 그 협박(또는 폭행)을 수단으로 삼아 재물을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를 처벌하는 재산범죄입니다(형법 제350조). 즉 겁을 준 데서 그치면 협박, 그 협박으로 돈이나 이익을 뜯어내면 공갈이 문제 됩니다. 공갈죄가 협박죄보다 법정형이 훨씬 무겁습니다.
협박은 합의하면 처벌받지 않나요?
단순 협박죄와 존속협박죄는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의사를 명백히 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이미 기소되었다면 공소기각됩니다(형법 제283조 제3항). 다만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는 등의 특수협박은 반의사불벌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공갈죄도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받을 돈이 있어서 독촉했는데도 공갈이 되나요?
정당한 권리가 있더라도 그 권리를 실행하는 수단과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으면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받을 채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면책되지 않으며, 해악의 고지로 겁을 주어 변제받는 방식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권리 실행이라도 법이 정한 절차(내용증명·지급명령·소송 등)를 통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위험한 물건을 들거나 여럿이 겁을 주면 어떻게 되나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협박하면 특수협박으로(형법 제284조), 같은 방법으로 공갈하면 특수공갈로 더 무겁게 처벌됩니다(형법 제350조의2). 특수협박은 단순 협박과 달리 반의사불벌이 적용되지 않아, 합의만으로 사건이 끝나지 않습니다.
협박·공갈 — 단순 협박이냐 재산 취득이냐에 따라 길이 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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