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매, 계약금만 걸고 해제할 수 있을까 — 해약금과 위약금
부동산 가이드
부동산을 사고팔 때 가장 먼저 오가는 돈이 계약금입니다. 그런데 계약 직후 마음이 바뀌거나 더 좋은 조건이 나타났을 때, “계약금만 포기하면(또는 돌려주면) 없던 일로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어느 시점까지는’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 시점을 지나면 더 이상 계약금만으로는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계약금이 가진 세 가지 얼굴 — 증거금·해약금·위약금 — 을 나누어 보면 길이 분명해집니다.
1. 계약금의 세 얼굴
매매계약 때 건네는 계약금은 상황에 따라 세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첫째, 계약이 성립했다는 증거로서의 의미(증약금)입니다. 둘째, 일정 시점까지 해제할 수 있는 권리를 남겨 두는 해약금으로서의 의미입니다(민법 제565조). 셋째, 계약을 어겼을 때 물어 줄 돈을 미리 정해 둔 위약금으로서의 의미인데, 이는 ‘위약금으로 한다’는 약정이 있을 때 비로소 생깁니다. 이 셋을 구분하지 못하면, 받을 수 있는 돈과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을 오해하게 됩니다.
2. 해약금에 의한 해제 —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배액을 물거나
당사자 사이에 다른 약정이 없으면, 계약금은 해약금으로 추정됩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는, 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매도인은 받은 계약금의 두 배(배액)를 상환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565조). 이때 매도인의 배액 상환은 말로만 “돌려주겠다”고 해서는 부족하고, 그 배액을 실제로 제공(이행제공)해야 해제의 효력이 생깁니다. 다만 상대방이 받지 않더라도 공탁까지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판례입니다.
3. ‘이행의 착수’ — 빠져나올 수 있는 마지막 선
해약금에 의한 해제는 ‘당사자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만 가능합니다. 여기서 ‘이행의 착수’란 채무 이행의 일부를 하거나 이행에 필요한 전제행위를 하는 것을 말하는데, 부동산 매매에서는 매수인이 중도금을 지급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즉 중도금이 오가고 나면, 그 뒤에는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배액을 물고 빠져나오는 길은 원칙적으로 닫힙니다. 그래서 “계약을 접을지 말지”는 중도금 전에 판단해야 합니다. 반대로, 상대를 묶어 두고 싶다면 중도금 지급을 앞당기는 것이 지렛대가 되기도 합니다.
4. 위약금 — ‘위약금으로 한다’는 약정이 있어야
많은 분이 “계약을 어기면 당연히 계약금을 떼이거나 배로 물어 준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계약서에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한다’는 특약이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런 특약이 있으면 계약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어(민법 제398조), 실제 손해가 얼마인지 따지지 않고 그 금액으로 배상·몰취가 이루어집니다. 다만 그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반대로 위약금 특약이 없다면, 계약금은 해약금일 뿐이어서 — 채무불이행으로 해제할 경우 떼이는 금액과 별개로 — 손해배상은 실제 손해를 증명해 청구해야 합니다.
5. 계약금이 아니라 ‘잘못’으로 깨질 때 — 채무불이행 해제
해약금에 의한 해제가 ‘마음을 바꿔 빠져나오는’ 길이라면, 상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깨지는 길도 있습니다. 매수인이 잔금을 치르지 않거나 매도인이 등기를 넘겨 주지 않는 등 채무불이행이 있으면,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을 최고한 뒤(이행지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민법 제544조),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해진 경우에는 최고 없이도 해제할 수 있습니다(제546조). 이 경우의 해제에는 손해배상 청구가 따라붙습니다. 계약금 문제와 채무불이행 문제는 국면이 다르므로, 지금 내 사안이 어느 쪽인지부터 가려야 합니다.
6. 정리 — 시점이 전부를 가른다
| 국면 | 해제 가능 여부·방법 |
|---|---|
| 이행 착수(중도금) 전 | 해약금 해제 가능 — 매수인 계약금 포기 / 매도인 배액 상환(현실 제공) |
| 이행 착수(중도금) 후 | 해약금 해제 불가 — 합의 해제 또는 채무불이행 사유가 있어야 |
| 위약금 특약 있음 | 손해배상액 예정으로 추정(제398조), 과다 시 감액 |
| 위약금 특약 없음 | 채무불이행 시 실손해 증명해 배상 청구 |
7. 자주 받는 질문
Q. 계약금만 걸었는데 매수인이 포기하고 해제할 수 있나요?
상대가 이행에 착수하기 전이라면 계약금을 포기하고 해제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565조). 중도금 지급 등 이행 착수 후에는 할 수 없습니다.
Q. 매도인이 계약을 깨려면 계약금만 돌려주면 되나요?
아닙니다. 받은 계약금의 두 배를 상환해야 하고, 말이 아니라 그 배액을 현실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역시 이행 착수 전까지만 가능합니다.
Q. 중도금을 냈는데도 상대가 배액만 주고 해제하겠다고 합니다.
중도금 지급은 이행의 착수이므로 그 후에는 해약금 해제가 원칙적으로 불가합니다. 이를 이유로 한 해제 주장은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계약서에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 특약이 있으면 계약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어(제398조) 실손해와 무관하게 배상·몰취될 수 있고,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8. 본 사무실의 진행 방식
부동산 매매 분쟁은 ‘지금이 어느 시점이고, 계약서에 무슨 특약이 있는가’에서 결론이 갈립니다. 그래서 저는 계약서와 대금 지급 정황(계약금·중도금·잔금)부터 확인해 해약금 해제가 가능한 국면인지, 위약금 특약이 있는지, 채무불이행 해제로 가야 하는지를 가린 뒤, 가압류·소송까지 한 흐름으로 설계해 진행합니다. 상담부터 마무리까지 변호사가 직접 봅니다.
초기 상담 무료
계약을 접을지, 붙들지, 물어내라 할지 — 시점과 특약에 따라 답이 다릅니다. 계약서를 들고 오시면 어느 길이 가능한지부터 짚어 드립니다. 상담부터 마무리까지 변호사가 직접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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